나는 어쩌면 지금

그를 기다리며 쓴다,

 

누구에게나 그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언제인지는 모르나 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누구나 그를 알지만 누구도

그의 생김새를 알지 못한다.

그를 본 사람은 더이상 아무도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오기는 올 것이므로,

하릴없이 이곳에서 기다릴 밖에. 

 

 

...그동안 나는 고도Godot가

오지 않는 희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쩌면 고도는

다시 생각컨대,

죽음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오기는 오지만

누구에게나 다른 모습으로 오기에

우리는 죽음이 왔을 때

과연 알아볼 수나 있을까. 

 

...그리고 또 생각컨대,

만약 그러하다면 왜  나는

마냥 기다려야 하는가,

먼저 찾아나서면 안 되는 것인가,

이토록 오지 않는 죽음을,

어차피 모든  생은

죽음을 종착지 삼아

둘러 가는 우회로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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