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네 인간들이란 참 웃기는 종족이야. 

당신들이 고안해 낸 수많은 거짓말 중에 가장 웃긴 건 ‘지옥’이지. 

이미 지옥에 떨어진 줄도 모르고 

지은 죄들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혹은 모르거나 잊어버린 척 하는지도 모르지) 

마치 또다른 지옥이라도 존재한다는 양

호들갑을 떨어대는 것을 보노라면 배꼽이 빠질 지경이라니까.”


그는 말하면서 슬쩍 송곳니를 내보였는데, 

그리 날카롭지는 않았다. 

다만 그게 웃음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가 천사였는지 악마였는지도, 

아니, 

그것이 꿈이었는지 아니면 지금이 꿈인지도 확실히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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