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희망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면

아무 곳에서나 흙을 퍼다 화분에 담고

물을 뿌린 며칠 뒤 들여다보면 될 일이다. 


화분에 무성히 돋아난, 미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새싹들이, 그 생명력이, 희망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혹은 한 사나흘 내버려둔 텃밭에 자라난 

저 풀들이 희망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희망이겠는가. 


그리 생각해 본다, 

우리를 망가뜨리는 것은 절망이라기 보다는

무관심, 달리 말해 게으름이라는 것을, 

희망이라면 도처에 있다는 것을, 

우리가 돌아보지 않은 사이 어느새 

그곳에. 


(곧 겨울이 다가올 것이다, 

시클라멘 화분이나 하나 구해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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