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길 

지고 온 짐이라도 된다는 듯 

털썩, 

남자는 몸뚱이를 부려 놓는다 
다시 들고 갈 일은 없다는 듯이 

낟알 따위 
터진 자루 틈으로 
흘러나가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도대체 얼마나 무거운 生이기에
주위의 生도 순간,

들썩거린다


2016년 10월의 어느날
지하철 小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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