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것은 빛처럼 그림자를 만들어내지도, 

그늘을 드리우지도 않는다. 


당신은 완전한 어둠을 상상할 수 있는가? 

어디선가, 이를테면 32만년 전의 별이나

반딧불이 한 마리의 꽁무니로부터,

혹은 누군가의 주검에서 흘러나오는 

인광燐光이라든가, 

당신은 어디에선가 늘 빛을 찾을 수 있다. 

(완전한 암흑이 존재할 수 없는 만큼

완전한 평등 또한 가능하지 않은 것인가.)


우주에서라면, 당신은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수성의 공전 궤도에서 바라본 우주와

이제는 행성들의 목록에서 사라진

명왕성의 공전궤도에서 바라보는 우주는

똑같은 어둠의 무게로 다가올까,


당신은 문득 궁금해진다, 

어떤 은하와 또다른 은하의 사이, 

그 중간이라면,

이 팽창하는 우주의 (그런게 있다면) ‘가장자리’라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