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나는 걱정이 너무 많아서

길고양이에게 밥주는 일은 충분히 자애로우나

그렇담 그 고양이들에게 생명을 위협받을

새들과 더 무해로운 생명체들은 어떡한담 싶다가

또 이렇게 걱정하는 내가 혹여 동정심 없는

냉혈한이 아닌가 싶다가 (정말 그런가 싶다가)

그래도 어째 고양이와 개들에게만 이렇게

관심이 쏟아지는 건 아무래도 생태적인 방식은

아니지 않을까, 인간중심적 사고의 다른 한

방편이 아닌가 싶다가, 그러나 너는 밥 한끼

사료 한 톨이라도 줘 본 적 있느냐 누가 묻는다면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 사람 아닌가 싶다가,

매번 걱정만 죽어라 하는 내 자신이 좀 걱정되다가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 싶다가도 아무래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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