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물을 수는 있지만, 
“슈만을 좋아하세요”라고 묻기는 힘들다. 

슈만의 음악이 누구의 것과 
가장 비슷한 것 같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대답하기 쉽지 않다.


어쩌면 슈만은 슈만과 가장 닮았으며

슈만과 가장 닮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그에게 시시때때로 찾아온, 

그래서 생을 마감하는 이유가 된 정신적 문제만큼이나

작품마다 스타일이 다르게 들리기 때문일까.


그래도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 

피아노 4중주와 5중주, 환상곡 C장조와 같은 곡들이

특히 빼어난 선율과 그를 뒷받침하는 형식미에 있어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봄’이라는 별칭이 붙은 

교향곡 1번의 4악장 도입부에서

찰랑거리며 재잘거리는 현 파트야말로  

봄날의, 혹은 사랑 앞의 설렘으로 가득한,

명곡이다.  


클라라와 결혼한 이듬해인 

1841년 완성되고 초연됐으니

어쩌면 슈만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는지도,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운 것인지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