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7초부터 시작되는 2악장의 쉴 틈 없는,
결코 듣기 편하다고 할 수 없는 긴장감이 인상적이다.
흔히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에서 이렇게 쌓아올려진 에너지는
해소된다기보다는 빗겨간다, 고 해야할 것만 같다.
마치 그런 긴장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혹은 이 곡의 3악장(17:24에 시작)에서처럼,
사태의 해결은 내 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니
아예 포기하고 넋두리로 이어가듯이.
그러나 넋두리란 본원적인 해결이 아니므로
결국 또다른 긴장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며,
존재의 불안은 끝없이 이어진다.
종지이되 종지가 아닌 마지막 음표까지,
듣다보면 먹먹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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