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마이킹도 희한하고
앰비언스 처리도 엉망이어서
소리가 붕 떠 있거나
목욕탕에서 울리는 것 같은 음반이 있다.
그냥은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 싶을 때,
소리가 흐리멍텅한 편이라
평소에 잘 듣지 않던 낡은 스피커에 물리면
또 그것대로 들어줄 만하고
나름 맛이 산다.
감출 건 감춰주고,
흠결은 흐릿하게 덮어두고,
그냥 음악에만 집중하라고.
인생이 뭐 다르겠냐고,
그렇게 모자란 것들끼리
서로서로 채워주면서
한 세월 버티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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