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얼마나 위선적이고 비겁하고
잔혹하기 쉬운 인간동물인지 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폭력에 힘을 보태지 않으려고 고기를 안 먹는다.
서툴러도 나는 채식주의자이고 싶다.
조금이라도 내 존재가 덜 가해할 수 있도록.
— 홍승희, ‘서툰 채식주의자’, “한겨레” 2017년 2월 27일 25면
사실 나는
(그녀와는 달리)
내가 얼마나 위선적이고 비겁하고 잔혹한
인간동물인지 안다.
나의 서툰 부분채식은
그나마 나의 폭력성을 위장하기 위한
奸計라는 것도.
하지만 어쩌랴,
이 계략이
부디 통하기를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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