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저녁을 먹고
동네 시장 단골 과일가게에 들러
눈이 부리부리한 넉살좋은 청년과
실없는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늘 사던 사과 한 봉지와
기분좋은 농담 한마디에 묻어 온
예정에 없던 참외 한 무더기를
자전거 바구니에 싣고 돌아오는 길,
이만하면 썩,
나쁘지 않은 하루다,
사는 곳 가까이에 시장이 있다는 것,
들어서면 먼저 인사를 나누는
단골집이 있다는 건
얼마나 근사한 일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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