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삶이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도,
혹은 이해하는 특정한 결과물도 아닌
그 자체가 이해의 대상인 시대,
예술이란 얼마나 빈곤한가.
해설 없이 이해할 수 없는,
아니 해설로도 이해가 불가능한
미술이며 음악이며 문학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이미 산업/사업의 체계 속으로 편입돼
이름이 이름을 낳고 이름이 이름을 짓는,
자본의 호명에 의해 예술이 비로소 정의되는 시대.
아무런 사용가치가 없는,
이를테면 더이상 노래도 춤도 아닌,
그렇다고 울음도 위로도 아닌 음악들이
순수예술로, 순수음악으로 불리우는,
예술이 인간을 능멸하고
삶을 모욕하는 시대,
나는 더이상 예술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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