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시작도 없고
높이도 길이도 없는 듯한,
마치 5월의 햇살 좋은 날
벤치에 앉아 그 위를 덮은 나무,
하나하나의 이파리들이 산들바람에
몸을 뒤집거나 눕히는 것을
황홀하게 바라보는 시간과도 같은,
모튼 펠드먼(1926-1987)의
For Bunita Marcus는
그런 종류의 음악이다.
아주 미묘한 피치의 변화,
강약의 변화,
얼핏 비슷하게 들리는 그러나 조금씩 다른
악구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걸
70여분 동안 듣고 있다 보면,
조금은 엉뚱하게도
만델브로트 집합에 의한
맨 앞에 올린 캐나다 출신의,
지적인 해석과 정확한 테크닉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마르크-앙드레 아믈렝의 연주로
전곡을 듣는다면 좋겠으나,
인터넷에 없는 관계로 전곡 연주는
연주로 링크한다.
이런 음악에 익숙치 않다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ps.
타이틀의 Bunita Marcus는
미국 위스콘신에서 1952년 태어난
작곡가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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