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십여 년 보아 온

친구의 골든 리트리버를 쓰다듬다가

물끄러미 얼굴을 들여다보니

더이상 황금색이라기보다 희끗희끗,


입양할 때도 아주 어린 나이는 아니었으니

이제 그녀도 할머니가 되었을테고, 

이렇게 가끔 만나 온기를 주고받는 일도

그리 얼마 남지 않았겠다 싶어 괜히, 


문득 어머니의 마지막 날들에 

병환으로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날들이 떠오르면서 

다시 또 괜히, 


이 하염없는 그리움의 날들에

다만 눈시울이 젖어들 밖에, 

그녀 얼굴에 내려앉는 세월의 흔적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며 코끝 시큰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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