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참 좋죠? 팝콘 같이 생겼죠? 그래서 이름도 조팝나무예요.


국립수목원에서 딴청피는 유치원생들 관심을 

어떻게라도 모아보려 애쓰던 숲 해설가의 설명에, 

아, 아무리 그래도 저래도 되는 걸까, 싶었다.


조팝나무는 노란 꽃술에 좁쌀이 생각나니 

좁쌀이 섞인 밥, 조팝나무이고,

쌀알 같은 기름한 꽃이 맺히는 이팝나무와 함께

5월의 산과 들을 풍년이라도 든 마냥 하얗게 채워가는

아름다운 꽃나무인데, 


조금쯤은 팝콘과 닮았다, 면 모르되

팝콘 같이 생겨서, ‘그래서 조팝나무’라니.


쌀은 이미 옛적에 바닥나고 보리 수확은 달포나 남은 5월, 

들판을 수놓기 시작하는 조팝꽃과 이팝꽃들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나마 허기를 달랬던 것일지도, 

그러면서 희망을 쌓아나갔던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이름을 아는 것만큼

이름들을 지어낸 상상력을 유추해 보는 게

어쩌면 더 중요하고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그래서 조팝나무는,

저리 설명되면 곤란한 게 아닐까, 

생각해보다가 그래서 뭐 어쩔 것인가 싶기도 하다가, 


아, 

뭐 그래도, 

조팝나무는 늘 조팝나무일테고, 


5월이면 늘 아가들 웃음같은 그 꽃들을 볼 수 있을텐데,


하기는 뭐 

이름 따위가 대수라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