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활기차고 행복한 도시여 안녕, 

말은 숨을 씩씩거리며 발로 땅을 차고, 

이제 담담하게 떠남을 받아들이네. 

지금껏 그대에게 슬퍼하는 모습 보여준 적 없기에 

이별의 순간 역시도 눈물을 흘리지는 않으리라고.[각주:1] 


떠나는 것은 영혼이 젊은 자의 숙명.

미지의 세계가 환영해줄테니,

그러니 슬프지 않게, 

씩씩하게, 

안녕, 

안녕. 



이런 작별의 인사라면, 

그리 쓸쓸할 것 같지 않다.


슈베르트 사후에 “백조의 노래”로 

한 데 묶여 출판됐지만 그 노래들이 연가곡처럼 

서로 긴밀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가곡처럼 포장된 건 다분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출판업자의  기획이었으나,

다만 마지막으로 한번 운다는 ‘백조의 노래’에

하필이면 고별(Abschied)이 포함된 건

아무래도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도 마이르호퍼(Mayrhofer)의 시에 곡을 붙인, 

마치 기나긴 탄식과 한숨과도 같은 

또다른 고별(Abschied), D.475과는 달리

이렇게도 유쾌한 작별인사라니. 

이토록 사랑스러운 

세상에의 고별을 남길 수 있는 건, 

아마도 슈베르트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그토록 순수한 영혼이었기에 있었을 법한 일.  




  1. Ludwig Rellstab이 쓴 원시의 1연을 풀어 써 보았다. 독일어 원문과 영어 번역은 lieder.net 참조. http://www.lieder.net/lieder/get_text.html?TextId=1337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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