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을 들을 때면
늘 정지용이 생각난다.
그,
아이 잃은 아비의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외롭고 황홀한 심사’.
베르나르다 핑크의 목소리는
고요하나 또한 격정적이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는 듯한,
흐려진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이름을 쓰고 또 쓰고,
지워질 것을 알면서도
다시 써내려가는 먹먹한 심사.
그러고보면 말러와 정지용의,
그 안경(또다른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그들의 눈빛 또한,
이 세계 너머를 응시하는 듯한 시선 또한,
닮았다.
Bernarda Fink (Mezzo-soprano),
Tonkünstler-Orchester Niederösterreich
conducted by Andrés Orozco-Estr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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