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바다는 더이상 낭만적일 수 없다.
바다는 이제 언제나 상실의 장소,
분노와 이루지못할 그리움의 장소다.
그것이 ‘그날’의 사건과는
어쩌면 스러져간 생명들에 대한 招魂이 아니겠느냐며
내 멋대로 감정이입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타령인 것도 같고 진혼인 것도 같은 가락과 장단에
기억을, 그이를, 혹은 그들을 불러내는 듯한 목소리에,
‘같이 갔으나 혼자서 돌아온’,
‘깊은 곳 끝까지 들어’갈 때는 함께였으나
돌아온 것은 ‘나 혼자’ 뿐이라는 가사까지,
아니 꼭 그날의 일이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도 훨씬 막되먹고 못되먹던 젊은 시절의,
서해 어느 섬마을 바닷가를 마지막으로 두고온
철없던 사랑과 이제는 잃어버린 사람을 떠올린다 해도,
울컥, 파도와 함께 밀려드는 건 어쩌면
살아남은 자에게 당연한, 형벌처럼 주어진
슬픔과 죄책감인 지도 모른다.
- 다음의 인터뷰에 따르면, 사랑노래라고. http://blog.daum.net/crazyturtle/193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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