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옳기 위해서


당신이 틀릴 필요는 없다.

말이란 毒과도 같아서 

내뱉지 않으면 안에서 곪는다. 

그렇다고 입 밖에 내놓아 누구를 다치게 할 것인가.

제대로 침묵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모르면서 아는 척 하기란 얼마나 쉬우며

아는데도 모르는 척 해주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마음에 담아두지 않기로 한다

흘러가는 것은 흘러가는대로


죽음이 인간을 삼키기 전에 인간이 먼저 죽음을 삼켜야 한다. 


 바실레이오스 신부,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글판, 2010. 1. 105쪽


강이 떠들썩했다


철새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못 하겠는 건 못 하겠다고 해야한다. 

그 당연한 걸 할 용기가 없어 
알량한 자존심만 앞세우니 

남들을 원망하고 울화가 치밀다가 
이윽고 자신이 한심스러워지며, 

내내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


나를 아끼는(貪) 마음에서 

남을 향한 분노(瞋)가 비롯되고, 

이윽고 판단을 그르치기(癡) 마련인 것인가. 


그리하여 화두는 다시, 

‘나’를 어쩔 것인가, 


‘나’란 도대체 

무엇인가

현생에 범한 죄들도 감당이 안 되는데, 

전생에도 업보가 너무 많은가 보다.

도대체 이 生을 어이하나.

양화대교 교각에서다,  

줄에 발목이 엉킨 듯 날아오르지 못하고

대롱거리는 비둘기를 본 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지, 싶다가


그 줄을 끊어보려 

애를 쓰다 버둥거리다 

이윽고 지쳐간 그 모습이 머리 속에, 


生이란 왜 이리 끔찍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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