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커피는 유명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입맛이란 생각보다 보편적이다. 


어디선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首位를 차지했다는 얘길 본 적이 있는데, 

그럴 만한 맛과 향이다. 

꽃과 과일 향기, 산뜻한 바디감, 

그리고 뒷맛의 상쾌함까지, 

참 많은 걸 갖춘 좋은 원두다. 


허니 프로세스란, 

원두를 보통 과육을 벗겨낸 뒤 물로 씻는데

이 가운데 세척과정을 생략하고 건조시키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과육의 맛이 좀 남게 돼 

단맛이 좀 더 강해진다. 


물로 씻는 과정을 생략하고 

천일건조, 즉 햇볕에만 건조시키니 조금이나마

환경에 더 친화적인 생산 방법이라고 하며,  

따라서 값은 약간 더 비싸게 마련이다. 


맛있다. 

향기도 좋다. 

다만 뒷맛이 너무 순식간에 사라져버려

방금 내가 뭘 마신 건가, 마시긴 마신 건가 싶다. 

커피를 목으로 넘긴 후에도 

입 안에 은은히 남아있는 향기와 뒷맛을 즐긴다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좀 심심한 뒷맛. 

그래서일까, 

아이스로 드립하는 게 더 맛있다,

아이스는 어차피 깔끔하게 먹는 거니까. 


과테말라나 첼바가 매일 먹는 집밥의 느낌이라면, 

근사한 곳에서 실력있는 셰프가 차려준 

정찬(正餐)의 느낌. 

언젠가는 다시 가고 싶지만, 

매일매일 그렇게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맛. 


역시 과테말라, 케냐, 브라질처럼 ‘흔한’ 커피는

흔한 대로 또 그만의 매력이 가득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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