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떠들썩했다


철새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못 하겠는 건 못 하겠다고 해야한다. 

그 당연한 걸 할 용기가 없어 
알량한 자존심만 앞세우니 

남들을 원망하고 울화가 치밀다가 
이윽고 자신이 한심스러워지며, 

내내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


나를 아끼는(貪) 마음에서 

남을 향한 분노(瞋)가 비롯되고, 

이윽고 판단을 그르치기(癡) 마련인 것인가. 


그리하여 화두는 다시, 

‘나’를 어쩔 것인가, 


‘나’란 도대체 

무엇인가

현생에 범한 죄들도 감당이 안 되는데, 

전생에도 업보가 너무 많은가 보다.

도대체 이 生을 어이하나.

양화대교 교각에서다,  

줄에 발목이 엉킨 듯 날아오르지 못하고

대롱거리는 비둘기를 본 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지, 싶다가


그 줄을 끊어보려 

애를 쓰다 버둥거리다 

이윽고 지쳐간 그 모습이 머리 속에, 


生이란 왜 이리 끔찍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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