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깊숙이, 

또는 바다 깊이 사는 생물은

보호색이 필요없어서

몸뚱이가 투명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호색이란 

나 무섭지, 하는 ‘공갈’이든 아니면 

못 알아보겠지, 하는 위장이든 간에

누군가가 속아주기를 

바라는 데에서 비롯된 것일텐데,


도대체 이 녀석은 어쩌자고

이렇게 투명한 옷을 입고 속을 다 내보이나.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을 흉내낸 건가

매일 비가 내리는 것도 아닌데. 


혹은 투명한 옷 사이로 비친 내장이, 

숲 속의 포식자 가운데 

어떤 녀석의 무늬를 모방했을까,

또는 더러운, 혐오스러운 어떤 것?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몹시도 궁금해지는,

곤충의 세계.


2019.7.20 업데이트:

아마도 ‘금자라남생이잎벌레’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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