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이메일로 배달되는 신간 목록을 보다보면

이른바 ‘치유’를 테마로 씌어진 책들이 엄청나게 쏟아진다. 


참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구나, 

누군가에게 위로와 다독거림이 필요하구나, 싶다가도


한 마디 말로 혹은 고작 한 권의 책으로

치유될 수 있는 아픔이란 어떤 종류의 것일까, 

궁금해하다가


아, 나는 내가 좀 더 아팠으면 좋겠다, 

충분히 좀 더 앓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아픔을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 때에만

치유라면 치유랄 것이 이뤄지는 게 아닌가, 


혹은 치유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고

그냥 아픔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은 아닌가 싶다가


아, 내가 언젠가 


당신의 짐을 덜어준 적은 과연 있던가, 

당신의 아픔에 대해 말할 자격이나 있던가, 

퍽이나,

'Soliloqu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CCCXXIII : 돌나물, 제철채소의 힘  (0) 2020.04.02
CCCXXI : 내게 남은 것은 하루하루가 애도의 나날  (0) 2020.01.23
CCCXX : 피아노  (0) 2019.12.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