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비다운 비가 내리니

마른 땅몇모금 마시고는 


한숨인 듯 트림인 듯

싸아, 소리와 함께 

흙냄새가 밀려든다,


비의 체취가 

오늘따라 달콤하다.



아, 어느 햇살 좋은 날

당신 이름 석자를 꺼내어 

볕좋은 곳에 널어놓으면

기억도 어느새 보송보송,

또렷해질까 다시 그날처럼




세상에는 노력해서 안 되는 일도 있다.


일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이 그러한데,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미련 따위,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붙들고 있어봐야 자존감만 추락할 것이다,

어느 순간 너무나 명확해져 더이상

외면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게 되었다. 


4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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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말들을 지우고 나

쓸 말이 없습니다,


말이라는 게 본디

그렇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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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만에 만난

귀가 아니라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 


글라-스고우, 라고 

입술을 오므리며 발음해야 할 듯한,

이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번 가보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스코틀랜드의 도시 태생의

루이스 카팔디의 노래를 가만히 듣노라면

괜히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어떤 면에서는 한때 푹 빠졌던

런던 출신의

루크 시탈-싱(Luke Sital-Singh)이

떠오르는 목소리.


결국 무한반복의 늪에 빠져

싱글과 EP를 돌려가며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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