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올바른 사람이기 때문에

행동이 옳은 것이 아니다.

내 특정한 행동들이 옳았기 때문에

내가 올바른 사람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때라도 착각하지 말자. 

올바른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시의적절하게 올바른 행동만이

그때 그때 내 옳고 그름을 규정하기 마련이다. 

 

옳은 것은 ‘존재’가 아니라 ‘행동’이다.


 




노래를 먼저 알았으나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니
더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니, 사실 사랑하게 되었다는 건
경우에 맞지 않는 표현인지도 모른다. 
이제 눈물 없이는 듣기 힘든
그런 종류의 노래가 되었다 해야할까. 

매일 같이 듣던 
아내의 심장이 뛰는 소리, 
생명의 끈이 다해 가던 그녀
심장 박동을 가만히, 
이식받은 이의 가슴에 살짝
손을 얹고 느끼는 순간
남자의 표정에, 그야말로 펑펑
한참을 울고 말았다. 

Live Life Give Life라는
장기기증 자선단체와의 협업인 듯 한데,
루이스 카팔디의 절절한 목소리와
영상에 담긴 조용하되 강렬한 메시지가
이 노래를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무엇으로 만들어버렸다. 

아마도 근래 들어 본 뮤직비디오 중에, 
아니, 어쩌면 근래 들어 접한 영상물 중에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아닐까. 

‘Now the days bleeds into nightfall’로
시작하는 노래의 후렴구를 떠올리면 
언제라도 눈물이 흐를 것만 같다,
도대체 이런 처절한 가사라니. 



컨트리 음악은 평소 
그리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나, 
우연히 마주친 이 곡은 무척 인상적이었고, 
결과적으로는 영화가 궁금해졌다.

아일랜드 배우 제시 버클리와, 
배경이 된 도시 글래스고와, 
컨트리 음악의 조합이라니. 

영화의 예고편 클립만 보면
사실 스토리는 뻔할 것 같으나, 
제시 버클리의 씨익, 웃는 표정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아주 오랫만에 
영화가 보고싶어졌다. 
과연 우리나라에
개봉이나 할까, 
의문이 들긴 하지만.




나는 어쩌면 지금

그를 기다리며 쓴다,

 

누구에게나 그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언제인지는 모르나 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누구나 그를 알지만 누구도

그의 생김새를 알지 못한다.

그를 본 사람은 더이상 아무도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오기는 올 것이므로,

하릴없이 이곳에서 기다릴 밖에. 

 

 

...그동안 나는 고도Godot가

오지 않는 희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쩌면 고도는

다시 생각컨대,

죽음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오기는 오지만

누구에게나 다른 모습으로 오기에

우리는 죽음이 왔을 때

과연 알아볼 수나 있을까. 

 

...그리고 또 생각컨대,

만약 그러하다면 왜  나는

마냥 기다려야 하는가,

먼저 찾아나서면 안 되는 것인가,

이토록 오지 않는 죽음을,

어차피 모든  생은

죽음을 종착지 삼아

둘러 가는 우회로일진대.

 

요맘 때면 늘 마음에 모래폭풍이 일고

미친 듯 숨을 곳을 찾아 헤매지만

바람이 잦고 나면 그곳이 

바로 옆에 있었음을

뒤늦게야,


깨닫곤

한다.


오랫만에 비다운 비가 내리니

마른 땅몇모금 마시고는 


한숨인 듯 트림인 듯

싸아, 소리와 함께 

흙냄새가 밀려든다,


비의 체취가 

오늘따라 달콤하다.



아, 어느 햇살 좋은 날

당신 이름 석자를 꺼내어 

볕좋은 곳에 널어놓으면

기억도 어느새 보송보송,

또렷해질까 다시 그날처럼




세상에는 노력해서 안 되는 일도 있다.


일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이 그러한데,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미련 따위,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붙들고 있어봐야 자존감만 추락할 것이다,

어느 순간 너무나 명확해져 더이상

외면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게 되었다. 


4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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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말들을 지우고 나

쓸 말이 없습니다,


말이라는 게 본디

그렇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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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만에 만난

귀가 아니라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 


글라-스고우, 라고 

입술을 오므리며 발음해야 할 듯한,

이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번 가보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스코틀랜드의 도시 태생의

루이스 카팔디의 노래를 가만히 듣노라면

괜히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어떤 면에서는 한때 푹 빠졌던

런던 출신의

루크 시탈-싱(Luke Sital-Singh)이

떠오르는 목소리.


결국 무한반복의 늪에 빠져

싱글과 EP를 돌려가며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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