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좋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세요, 
레너드. 



아주 먼 길 

지고 온 짐이라도 된다는 듯 

털썩, 

남자는 몸뚱이를 부려 놓는다 
다시 들고 갈 일은 없다는 듯이 

낟알 따위 
터진 자루 틈으로 
흘러나가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도대체 얼마나 무거운 生이기에
주위의 生도 순간,

들썩거린다


2016년 10월의 어느날
지하철 小景


불혹은 무슨, 


창밖 이는 바람소리에 

마음이 출렁, 

혹은 철렁

아침 공기가 차다

오르골처

소름이 오른다


어루만지면 

 하늘처럼 

맑은 소리라도 울릴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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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로 책을 읽을 때의 장점은

문장을 한번씩 

 

생각하면서 읽게 된다는 것. 


하지만 그 문장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단점이다,


나이가 들면서

일일이 기억하는 것이 

그리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됐기에

큰 문제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있으면 좋으나

어중간하니 

없느니만 못하다

바짓단이 긴 잠옷이 필요한 계절, 


비로소 가을이 완연하다. 

esperar [vt.]

  to wait for;

  to hope;

  to expect



스페인어에서 희망은 

기다림이고, 

무언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어쩌면 기다리고 기대하는 

‘무언가’가 아닌

기다린다는 행위 그 자체가

희망인 지도 모른다. 



Utopia is on the horizon: 

When I walk two steps, it takes two steps back. 

I walk ten steps and it is ten steps further away. 

What is utopia for? 

It is for this, for walking.

— Eduardo Galeano


재즈 레이블인 ACT에서 곧 발매예정인 아티스트로

Black String이라는 밴드가 떠있었고, 

미리듣기를 해보니 어라, 국악인데, 싶어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 창작국악그룹이다. 


어설프게 재즈나 현대 서양음악과 접목한 것이 아니라, 

“칠채”에서처럼 국악의 근본을 유지하면서도 

그 한계까지 실험을 밀어붙이면서 세련되게, 

화학적인 결합을 창조해냈다. 

이건 누가 들어도 한국음악이지만,

 한편으로 서양음악이기도 하다. 


서구에서도, 혹은 라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서도 

진지한 음악 감상자라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음악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주목해야 할 창작국악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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