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地道, 損有餘而補不足, 人之道則不然, 損不足而奉有餘

– 道德經, 七十七

하늘의 도는 남는 것을 덜어 모자라는 것을 채우나

사람의 도는 그와 같지 않아

모자라는 것을 덜어 남는 것을 떠받든다 




불합리한 제도는 고치는 게 마땅하나, 


더우니까 더 쓰고 더 써서 더 더워지는,

에너지의 소비와 탄소량 증가라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는

아무도 고민하지 않는 듯 하다. 


모두가 마음 편히, 마음껏 쓸 수 있게만 되면 

과연 괜찮은 걸까. 



I don’t believe that there is an ecological crisis; 

I believe that there is a crisis of governance. 
–  Jose Mujica

from an interview with Economist






덥다. 

몹시 덥다. 


그런데 이 더위에

공장형 축사에 밀집 수용된 

동물들은 정말 

저대로 괜찮은 걸까.


좁다. 

너무 좁다. 

더군다나, 


 덥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괜찮지 않다. 


나는 과연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더이상 묻지 않는다. 

사실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진짜 답을 얻고 싶다면 

“나는 과연 얼마나, 어떻게 나쁜가”라고

질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월요일 아침 누군가의 오타, 


좁.은.아.침.


하루하루 삶은 점점 좁아지고, 

내게 허락된 여유와 공간도 좁아지고, 


그래도 다만 다행인 것은 

당신과 나 사이도 좁은아침 만큼

아주 조금,









Seasons march from Pina (2011)


봄에는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겨울에는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뭇가지가 툭툭 부러진다. 
가을의 나뭇잎은 울긋불긋해졌다가 
순식간에 떨어져 삭아버린다.
- 투오마스 퀴뢰, “괴짜노인 그럼프”



삶은 그러하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  

즐거운 일이 있으면 

커피에 크림을 타서 마시면 그만이다. 

 슬픈 일이 있으면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면 된다. 

 세상은 그래도 돌아간다.


- 투오마스 퀴뢰, “괴짜노인 그럼프”, p.23 & p.61


겸허해야 마땅하다


대단한 맛은 아니라도

허기를 달래기에는 충분한

메밀 전병 앞에서 


그것을 구워내기 위해 폭염경보, 

36도를 오르내리는 더위

아스팔트 옆 천막 가판대에서 


불 앞에 서야 하는

그 뜨거운 수고로움 앞에서


그렇게 신성한 노동을 수반하는 모든, 

우리가 일용할 양식 앞에서





#염창역_4번출구_계단아래_메밀전병집


You must understand, young Hobbit, 

it takes a long time to say anything in Old Entish. 
And we never say anything 
unless it is worth taking a long time to say.

– Treebeard from The Lord of the Rings: The Two Towers
 


말에 관한 한 

신속함은

경솔함의 동의어다.


말이란 毒과 같아서, 

그로 인해 누가 다치지 않을 때까지

묵히고 삭혀서 꺼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다음에야

침묵이 나을 수밖에. 

(혹은 그렇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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